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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로 나홀로 출사 中 - Pentax Ist-D)



빌딩 숲 어디에 새가 살고 있나

호르르르

호르르르

어느 구석에서 노랫소리 올라온다


(짝을 부르는)

긴 부리 아래

목울대 출렁이는 소리다

푸른 물 위, 깃을 스치며

한 마디 두 마디 가슴선 그려

저수지를 건너오던

빛깔 고운 청호반새

무너진 산허리 붉은 황토

절벽에 지은 구멍집 드나들던

그 새 소리다


탁, 무슨 새? 몰라 그런 거

그냥 벨소리보다 이게 좀 낫잖아


나 떠난 뒤

도시로 팔려와

핸드폰 속 전자음으로 갇혔구나


등허리에 디미는 칼

아프게 밀려오는 그리움

작은 눈 아득하게 감긴다, 돌아보니

사방에서 들린다

휘파람새, 동박새, 오목눈이 울음소리. 



빌딩 숲속에서 길을 잃다 - 김경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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