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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집 문앞에서 집을 지키는건지 볓을 쬐는건지 느긋하게 앉아있던 녀석)



어제 광화문대로에서 새끼고양이가 로드킬을당했다.


오랫만에 친구들 모임이 있어서 교보서경복궁까지 길을 산책하면서 걷는데 여기저기 비명소리가 들려 도로쪽을 보니 조그만 아기 고양이가 이미 어디선가 다친건지 쩔둑거리며 도로한가운데서 어쩔줄몰라하고있었다. 


그곳엔 참 많은 사람들이 있었지만 모두 발을 동동구르거나 안타까운 탄식만 내뱉을 뿐이였다. 나는 차를 무서워하는 겁쟁이였지만 아무도 나서지않는 그 순간엔무슨생각이였는지 도로로 달려나갔다.


그러나.. 출발하는 순간 아기고양이는 달려오는 차의 앞바퀴에 머리를 밟혔고 신경만 남아있는지 피투성이에 몸만 부들부들떨었다. 나의 몸도 그 도로에서 아기 고양이와 한발짝의 거리만 남겨두고 얼음처럼 굳어버렸다. 시간이 멈춘듯 그 순간엔 주변의 탄식도 야단스러움도 멈췄다.


주변의 사람들, 도로위에 고양이와 나.. 좀더 빨리 발견하지 못함에 발견한순간 잠깐의 망설임에 고양이를 못구한건 아닐까..용기가 없던건 아닐까.. 마음이 내내 안좋았는데 기어이 꿈에 나왔다. 작은 피투성이 아가.. 다음엔 길고양이로 태어나지말아라..


- facebook 최모님 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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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추웠던 어느 겨울 회사앞에 죽어있던 길냥이 한마리를 묻어 준적이 있다. 얼어있던 땅을 막대기로 파 헤치고 비닐로 몸을 싸서 묻어준다음 향 대신 담배 한대에 불을 붙여 세워놓고 돌아서서 왔는데 추위에 떨다 숨을 거두었는지 바짝 마르고 초췌했던 모습이 오늘 이 이야기에 오버랩 되었던것 같다.


결혼식 때문에 내려갔다 올라오는 버스에서 이 글을 읽고 저녁내내 맘이 좋지 않았다.... 그 작은 아이가 느꼈을 공포, 아픔을 상상해서 일까.... 가끔 이런일을 접할때마다 이 도시가 섬찟하게 느껴진다....


I'm fool for the c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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